아마츄어 뮤지컬활동을 하면서 독백 대사를 준비해가서 연습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여러 배우 및 연출분들을 모시고 뮤지컬교육단체인 설레임과 호흡이 얼마나 잘맞는지 알아보기 위함도 있었기에 의미 또한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나는 연극 '수상한 흥신소'에 나오는 어리버리껄렁한 남자 주인공 대사를 준비해갔고

다른 친구들도 열심히 준비해왔지만 드라마 고백부부에 나오는 독백 대사를 준비해온 친구가 있었습니다.

굉장히 인상적이더군요. 더군다나 장나라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꼭 봐야지 생각을 했었습니다.



<고백부부> 포스터


고백부부 평이 좋더군요. 7.4퍼센트라는 시청률이 어떤건지는 모르겠지만 예전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을때의 시청률에 비교하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겠지 싶어 시청률은 제끼고 드라마 감상부터 시작했습니다.


엄청나더군요. 뉴논스톱 2 때에는 어리버리 연기가 생활에서 나오는것 같았고, 그뒤에 이어진 명랑소녀 성공기나 그 뒤에 한참의 텀을 가지고 간헐적으로 국내 드라마에 나오는 것 또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는 것 같았지만, 제 눈에는 뉴논스톱2 어리버리 장나라였거든요.


<뉴논스톱2> 이래도 안귀엽냐는 나라의 취중애교



그런데 고백부부에서는 연기에 압도 당했습니다. 아마츄어로써 연기에 대해 조금씩 공부하고 알아가는 시점에서, 그리고 여자친구와 만나면서 결혼을 생각하는 입장에서 이 생각할 거리들이 그리고 그 연기의 호흡을 따라가 같이 숨쉬게 되더군요. 장나라라는 배우가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


사실 팬의 입장에서 장나라라는 가수를 엄청 싸고 돌고 변호해주고 가드치고는 했었습니다만 한켠으로는 가창력이 타가수를 압도하는 가수라고는 생각치 못했었습니다. 연기에서도 이미지와 동안 그리고 거기에서 나오는 대중의 호감을 가지고 그 이미지로 방송활동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일말의 불안 내지 불신 등이 있었나 봅니다. 


하지만 이렇게 고백부부를 정주행하고 나서 장나라라는 배우를 보게 되니, 정말 좋은 배우가 되었단 생각이 듭니다. 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요

시선처리 하나, 호흡, 상대 배우에 대한 리액션 어느 하나 놓치지 않더군요.


<고백부부> 너 만나서 불행하다는 마진주




감동받았습니다.


장나라의 눈빛에, 호흡에, 시선에, 눈물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남자주인공(손호준, 최반도 역)에 몰입이 되었습니다. 저 모습이 내모습은 아닐까, 내가 저러진 않을까

내가 내 여자친구에게 저러고 있지는 않나, 나는 대화를 잘 하고 있는가, 내 믿음을 실제로 보여주는가, 반성하게 되고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힐링 드라마입니다. 마음이 힐링되었습니다. 많이 힘들고 많이 지치고 서로 상처도 내던 시점에 저를 치료해주었습니다. 힘이 나네요.


문화 컨텐츠는 기본적으로 공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단 생각을 합니다.

압도적인 스케일에 밀려 들어오는 감동 또한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공감이 되지 않는다면 어떤 문화 컨텐츠도 우리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건 우리에게 의미가 없는 것일테니까요


그런의미에서 이 드라마는 정말 의미있어보입니다.

의사가 사랑을 하는, 군인이 사랑을 하는, 대통령이 사랑을 하는, 회사원이 사랑을 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우리 사이에 이어져있는 신뢰의 끈, 그 소중함과 그것을 대하는 자세. 항상 되돌아보고 웃어주고 대화하는 우리들의 모습.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마주하는 사람들의 의지.

그 모든 것이 가슴 속 깊숙히 파고듭니다.


제가 좋아하는 뮤지컬 연극 등 몇가지가 있는데요. 드라마는 이 고백부부가 단연코 오랫동안 원탑이 될것 같습니다


마진주, 최반도 사실 내가 니들 다시 연결되지 않고 서로 좋은 사람 만나기를 바랬었는데

다시 결합한거 축하하고 응원한다. 잘살어!


<고백부부> 마지막화 다시 재회한 가족, 서진아아아 ㅠㅠㅠㅠ 귀여은자슥


내가 고등학교때 나에게 연애와 대학생활이라는 것에 대한 환상, 오개념을 무한대로 집어 넣어줬던 시트콤이다.

이때는 장나라에 빠져 정말 앞뒤도 안보고 장나라와 전지현만을 외치면서 살았었다. ㅎㅎ

오랜만에 외장하드를 정리하면서 지난날 나의 미련으로 지우다지우다 남은 뉴논스톱2 장나라와 양동근 콜렉션을 보았다.

지금보면(사실 그때 보아도) 유치하고 유치하기 이를데 없는 그런 내용이지만 웃음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시트콤은 참 요상하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면 다시는 보지 않을 친구사이가 별거 아닌 사건을 계기로 다시 친해진다.

사람들의 사고를 단순하게 바라본다.

사고가 단순한만큼 사건도 단순하게 바라본다.

사회적 편견 오개념같은 것은 신경쓰지 않는다.

오로지 그들 간의 관계에만 집중한다.

 

연휴 간에 지난 과거를 돌아보며 시트콤을 보는 것이

나에게는 적당한 환기가 된다.

 

세상을 살아가는 힘.

세상을 단순하게 하는 힘.

세상을 움직이는 힘.

 

그건 더 나은 미래를 희망하는 힘일 수 있겠지만

오늘은 과거의 나에게서 얻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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